저는 엄청 잘나가는 개발자도 아니며, 그렇다고 실력이 뛰어난 개발자도 아닙니다.
한 스타트업에서 근무했을 때, 회사에서 인원충원을 진행해야할 때가 오게 되었고, 그나마 업무히스토리를 많이 알고 있었기에 면접을 진행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전까지 저는 “면접”이라고 하면 면접을 보러가는 사람이였다고 하면, 이 때에는 반대 입장인 면접관으로써의 생각을 공유해보려합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면접자와 면접관. 이 둘의 느낌은 전혀 다르고 면접관이 어떠한 것을 원하는지, 어떠한 사람과 일하고 싶어하는가의 대해 조금이라도 취준생들과 이직하시려는 분들께 도움이 되보려고 합니다. 또한 회사에서는 어떤사람이 좋은사람을 뽑는가라는 기준을 정할 때 포함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 제 주관적 판단도 섞여있기 때문에 정답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의 입장에서 이러한 기준으로 뽑았을 때, 좋은 사람을 뽑고, 같이 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같은 상황에 놓여진다 하여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 생각되기에 공유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내가(면접관) 먼저 솔직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구인/구직 양쪽 모두가 아쉬운 상황인데, 대부분의 면접이야기를 들어보면 갑(면접관) / 을(면접자)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았고, 면접을 볼 때는 솔직한 입장에서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쪽 모두가 솔직하지 못한 상태에서 면접을 진행하게 되면 아무래도 과장된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게 되고, 면접이 잘 풀리더라도 나중에 서로에게 안좋은 영향이 끼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면접보러 오신 분들에게 최대한 솔직함으로 대화를 시작했고, 공개가능한 선 안에서 회사분위기와 업부관련 장/단점들을 공유를 진행했었습니다.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했었을 때, 면접자분도 편안하게 여러가지 상황과 업무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 성향들을 더 잘 말씀해주셨고, 오히려 딱딱한 면접이 아닌 편안하게 수다떨면서 면접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력서
좋은 회사들은 당연히 이력서가엄청 많이 들어오겠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이력서 접수의 양이 시기마다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분명 공고도 비슷한 형식으로 나갔는데, 안들어올 때는 몇일에 한 분정도 지원하기도 했고, 잘 들어올 때는 주단위로 백단위의 이력서가 들어오기도 했었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대기업같은 큰 규모의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하지 않고, 적정 규모의 회사 혹은 스타트업에 지원할 경우에는 시기를 정말 적절하게 맞추면 경쟁자의 수를 확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력서가 적게 들어온다면 당연히 이력서 하나하나 꼼꼼하게 보면서 체크하고 체크하면서 면접 대상자를 선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력서가 엄청 많을 경우는 어땠을까요?
정말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지만, 꼼꼼하게 볼 수 없게 됩니다. 왜냐하면 일단은 이력서 자체가 너무나도 비슷합니다. 음.. 특히 교육기관에서 시킨 것 같이 복사/붙여넣기같은 이력서 T_T… 열심히 보려했지만 이러한 이력서는 열자마자 닫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다음은 지원한 포지션외의 경력을 적은 부분이 너무나도 많은경우(?) 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프론트웹개발 포지션에 지원을 했는데, 이력서에는 아이폰/안드로이드/서버/마케팅/디자인 등등등.. 이러한 부분들까지 포함되어 있을 경우, 당연히 여러가지 다룰 수 있고 경험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회사에서 한 포지션을 뽑는다고 할 경우 풀스택을 원한게 아니라면 당연히 부담스럽거나 검증해야할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독이 된다고 생각됩니다.
만약 내가 여러가지를 정말 잘 할 수 있더라도 회사에서 원하는 포지션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고 포인트만 짚어서 내 경력에서 간략하게 간추릴 줄 알아야하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경력이 점점 쌓이게 되면 더 많이 고민해야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로 얼굴을 안본상태에서 실력과 성향들을 검증해야하다보니, 이력서에 작성된 것 이외에 꾸준히 무언가를 진행하고 있었던 포트폴리오가 꼭 필요하기는 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PT자료등으로 이쁘게 꾸며서 제출하고는 했지만, 요즘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GitHub이라는 좋은 서비스가 있다보니, GitHub계정이 이력서에 공개해놨다면 어쩔 수 없이 호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공개해놓은 GitHub을 들어가게 되면 최근 1년정도의 자료가 초록초록한 그래프로 표현되어 있다보니, 지원자의 성실도(?)와 개발스타일들을 확인하기 좋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부분이 100% 검증도구로 사용되면 안되겠죠. 이력서의 내용이 살짝 부족하더라도 이러한 부분으로 충분히 채워질 수 있다라는 점으로 말씀드립니다)
업무를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면접을 진행하게 되어 대화를 하다보면, 지원자가 업무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업무라는 것 (저는 개발을 하고 있기에 개발관점으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즉 개발을 즐기고 있는가?가 쉽게 노출되는 것 같습니다.
개발자의 특성인지는 몰라도 개발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다보면 서로 그 주제에 빠져들고 있다라는게 간접적으로 서로 느껴지는 것을 종종 느끼신 분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면접에서 서로 편안하게 대화하다가 이러한 주제로 대화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 이러한 성향이 잘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업무를 하고 개발을 하는지에 대해서 들어보면 현재 뽑으려고 하는 회사/팀 분위기와 맞는지 어느정도 나오게 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동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
아무래도 본인 직종의 업무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회사나 팀내에서 안뽑을 이유는 없겠지요?
어떻게 고민하나요?
다른 말로 말하면 문제해결능력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큰 회사들은 면접시간안에 빠른 결과를 얻기 위해 문제해결능력을 코딩테스트와 연결짓기도 합니다. 코딩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그 것을 어떻게 풀어가는지를 보고 면접통과여부를 결정하겠지요.
개인적으로 이러한 식으로 진행하는게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면접자로 면접을 진행하게 되면 어느정도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을테니 본인 최대 퍼포먼스를 내지도 못할테고, 그렇다고 개발관련은 커뮤니케이션 직종도 아니다보니 말하는것에 대해 서툴지도 모른다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같이 일하게 되었을 때, 면접진행과 같은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업무에 임하게 될까요?
너무 문제해결능력만 보려다가 정말 좋은 사람을 놓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지원자에게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고민하고 해결하는지가 궁금하다면 면접관이 그러한 부분을 도출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면접관이 그 것을 제대로 유도하지 못하고 면접자가 불안한 마음을 갖게 한다면, 면접자가 통과되지 못하는 것은 둘째치고, 면접관으로써 탈락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지원자가 고민했던 문제,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법들이 지원한 회사나 팀에서도 똑같이 겪고, 해결했을 수도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역으로 그러한 문제의 대해 서로 논하고 서로에게 질문을 하면서 고민해본다면 그 면접시간이 양쪽 모두에게 값진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그렇게 서로 고민했을 때, 간접적 협업도 느껴볼 수 있다고 생각도 들구요 : )
개발테스트?
음, 제가 개발을 잘못해서이기도 하지만 개발테스트. 부정적인 것 같습니다.
차라리 몇일 시간을 주고 작은 프로젝트성의 코드를 작성하는 건 도움이 되고, 지원자를 판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10~20분 주고 개발테스트를 한다라.. 여기에서 뭘 얻으려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거기다가 실제 업무를 해결하기 위한게 아니라 문제은행같은 알고리즘 시험을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이게.. 푼다고 붙는게 아니라, 잘.. 그리고 빨리 풀어야 가산점이 붙어버리는..)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실력이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엘리트를 뽑는게 아니라면 같이 일할 사람을 이런식으로 뽑아야할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마 같은 테스트를 회사 내부적으로 진행한다면 몇명이나 잘 통과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잡설이 길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면접관으로 진행했을 때는 최대한(!) 코딩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몇몇 코딩테스트를 진행했던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이러한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아도 이미 각각 지원자들이 공개한 GitHub 오픈소스들로도 충분했었고, 스타트업 특성상 바로 들어오면 교육이 아닌 바로 실무로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들이 많았기 때문에 과장을 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대화로 진행했었습니다. 그 결과 이러한 형식으로 진행했던 동료들은 서로 트러블없이 업무도 문제없이 진행했었다고 생각합니다. (알고보니 제가 문제..!?)
실무진 / 경영진
같이 일하는 동료를 뽑기 위해 여러 입장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실제 일하는 멤버는 실무진인데, 인사권과 급여를 주는 입장은 경영진이죠. 여기에서 많이 혼동이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통 실무자들과 정말 잘 일할 수 있겠다!!! 하는 사람이 있다면 경영진쪽에서 잘 안맞는 경우가 있고, 경영진쪽에서 이 사람이 완벽하다!!! 하는 경우는 실무자들에서 “글쎄…” 이런 상황이죠 T_T
그럼에도 이쪽과 더 맞아야한다라는 부분이 있다면 저는 역시 실무자쪽과 가장 잘 맞아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같이 업무를 잘 진행해서 퍼포먼스가 잘 나와야지, 만약 팀간에 잘 맞지 않는다면 정말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경영진과 안맞는 부분이 있다면 오히려 업무를 진행하면서 서로 성향을 파악하여 좋게좋게 풀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구직자의 입장으로 이러한 부분은 어떻게 봐야할까요? 1차적으로 실무자와는 무조건 잘 맞는다를 잘 어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뭐 이러한 부분은 오랬동안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했다면 자연스럽게 맞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취업을 하려면 임원진 면접이 당연히 있을테고, 어느정도 대화가 맞아야 최종 합격까지 갈 수 있겠죠? 어떻게 보면 대부분 비슷한 내용일 것 같기는 합니다.
내가 경영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어떠한 것에 집중되고 고민스러운지 몇가지 뽑아보면 서비스의 방향성과 회사 성장가능성(?) 이러한 것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이러한 부분들을 평소에 고민해본다면 좋은 경영진과 사람들을 만나서 같이 일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작성해봅니다 : )
마치며
여러 면접들을 진행하면서 저 역시 느낀점이 너무나도 많이 있었고, 과거 면접 지원자때는 느끼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하나 면접들을 진행하면서 나중에 이러한 내용들을 꼭 정리해서 작성해야지 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이나마 작성하게 되네요. 몇몇 큰 타이틀로 뽑으면서 글을 작성했는데, 직장을 구하는 분, 직원을 뽑는 회사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이 되고 양쪽 모두 좋은 사람과 좋은 곳에서 일하기 위함은 같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런 좋은 것을 찾기위해 여러가지 시도가 있고, 면접방법들이 공유되고 있을 것이겠죠. 저는 위 방법대로 진행했을 때, 정말 모두 좋은 동료를 만날 수 있었고, 다시 또 뽑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똑같이 뽑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 )
두서없이 글을 작성했는데 구인/구직 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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